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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상견니(Someday or One da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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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 영화의 제목 '상견니'

영화 제목 상견니는 대만 한자를 한국식으로 발음한 것으로 '네가 보고 싶어'라는 뜻입니다. 한국에서 개봉하는 중국이나 대만 영화는 우리말로 번역된 제목보다는 원작의 한자 제목을 한국식 발음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이나 미국, 유럽 등의 영화는 대부분 제목을 한국어로 변경하거나 새로 짓기도 하는데 유독 중국, 대만의 영화는 한자식 발음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제목을 한국어로 번역이 어렵지 않은데 중화권 영화는 제목으로 한자의 한국식 발음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국이나 대만 영화는 제목만 보고 내용 유추가 어렵습니다. 이 영화 역시 그런 이유로 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기가 어려웠습니다. 영화 제목을 보고 거부감부터 들었기 때문입니다. 한자 제목 대신 한국식으로 '보고 싶다'와 같이 지었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 현재 2019년과 과거 1998년

2019년 현재 황위쉬안(Huang Yuxuan)은 비행기 사고로 죽은 연인 왕취안성(Wang Quansheng)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합니다. 자신의 경력을 위해 대만을 떠나려던 그녀는 대만을 떠나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연인의 죽음에 죄책감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의미 없이 살아갑니다. 그녀는 왕취안성과 갔던 음식점을 가고 그와 함께 타던 버스를 타며 그를 그리워하면서 하루를 보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누가 보냈는지 모를 카세트 플레이어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버스에서 음악을 들으며 잠이 들었는데 잠에서 깬 그녀의 눈앞에 왕취안성(Wang Quansheng)이 있습니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자신이 천윈루(Chen Yunlu)라는 고등학생이고 자신 앞의 남자는 왕취안성(Wang Quansheng)이 아니라 리쯔웨이(Li ZiWei)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이 2019년이 아니라 1998년이라는 것도 알게됩니다. 그녀는 한참을 과거에서 지냈는데 그녀가 현실에서 타고있던 버스의 운전기사가 그녀를 깨운 후에 그녀는 과거에서 현재로 다시 돌아옵니다. 그리고 그녀는 이것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과 천윈루, 왕취안성(Wang Quansheng)과 리쯔웨이(Li ZiWei)의 관계를 알기 위해 다시 타임슬립을 시도합니다.

3. 평행세계

황위쉬안(Huang Yuxuan)과 같은 얼굴의 천윈루 그리고 왕취안성(Wang Quansheng)과 같은 얼굴의 리쯔웨이(Li ZiWei)가 있습니다. 그들의 관계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습니다. 황위쉬안(Huang Yuxuan)이 있어 리쯔웨이(Li ZiWei)가 천윈루(Chen Yunlu)를 사랑하고 왕취안성(Wang Quansheng)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왕취안성(Wang Quansheng)이 존재하기때문에 황위쉬안(Huang Yuxuan)이 천윈루(Chen Yunlu)가 되어야만 합니다. 이것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 같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끊을 수 없는 이 뫼비우스의 띠 안에서도 여러 개의 평행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하나의 세계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결말을 가진 세계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리쯔웨이(Li ZiWei)는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희망을 찾고 10년이라는 시간을 견뎌왔던 것같습니다. 또 영화는 새드엔딩이지만 다른 세계에서는 이들이 행복할 거라는 상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매력입니다.

4. 영화 리뷰

현재와 과거가 대부분 밝혀지고 평행세계와 각 인물들의 연관성을 이해하기 전까지는 영화를 완벽히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왕취안성(Wang Quansheng)과 리쯔웨이(Li ZiWei), 황위쉬안(Huang Yuxuan)의 관계를 파악하기 전까지 저는 내용이 이해가 잘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들 사이의 비밀이 밝혀진 후부터 영화는 몰아치듯이 급속도로 진행됩니다. 스토리, 연기, 연출 모두 완벽한 이 영화에 유일한 단점이 있다면 천윈루(Chen Yunlu)의 마음속을 나타내는 세트입니다. 천윈루(Chen Yunlu)의 몸에 황위쉬안이 들어갔을 때 진짜 천윈루(Chen Yunlu)는 저 방 안에 갇혀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쉽게 이해하기가 어려웠는데 그 이유는 처음에 천윈루(Chen Yunlu)는 저 방 안에 가만히 누워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세트가 허술하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알게 된 바로는 상견니의 예산이 적어서 감독이 마음의 방을 이렇게밖에 연출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허술해 보이는 세트임에도 스토리 안에서 이 방이 갖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데 크게 거슬리거나 하지 않습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 영화는 어쩌면 한 번만 보아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로 보았을 때 처음에는 모르고 지나쳤을 다양한 신호들을 발견하면서 영화 작가가 의도한 설정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영화의 OST인 Last dance를 들으며 감성에 잠길만큼 남는 여운이 엄청납니다. 그만큼 재미있고 몰입도가 높은 영화입니다. 제목의 진입장벽을 넘어서 시청을 시작한다면 멈추지 못하고 마지막화를 시청하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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