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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미생 (Incomplete Life,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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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생이라는 용어

'미생'은 바둑 용어입니다. 미생이란 바둑에서 큰 돌이 아직 완전하게 살아 있지 않은 상태로 즉 완전한 삶의 상태가 아닌 것을 말합니다. 영화의 배경이 된 만화에서 '미생'은 대기업에 계약직 인턴으로 입사한 장그래(jang geu-rae)가 자신의 처지를 표현하는 말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래도 죽은 돌과 다르게 '미생'은 아직 완전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완생'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생'이라는 용어는 사회에 처음 나온 초년생을 떠올리게 하는 적절한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인 장그래(jang geu-rae)는 프로바둑기사를 꿈꿨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프로 데뷔를 하지 못하고 대기업에 고졸 계약직 사원으로 입사하게 됩니다. 그래서 영화에서 장그래(jang geu-rae)의 독백으로 현재 상황을 바둑 용어에 빗대어 설명하는 대사들이 나오기도 합니다.

2. 오상식 차장은 정말 좋은 상사일까?

영화에서 단편적인 모습만 보았을 때 오상식 차장같이 팀원을 아끼는 상사는 좋은 상사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오상식은 계약직 직원을 위해 다른 팀 팀장에게 큰소리를 내기도 하고 명절날 보너스라며 사비로 용돈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회사생활을 해본 사람에게 물어본다면 그 사람은 오 차장은 절대 좋은 상사가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굽힐 줄 모르고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고 다른 팀에게 미움받는 상사이기 때문입니다. 영화에서 성 대리가 오 차장의 험담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는 오상식의 부하직원인 김동식이 일을 잘하고 능력이 좋은데 팀장인 오 차장이 안 좋은 일만 가져와서 김동식의 업무만 많아지고 좋은 커리어를 쌓지 못하게 한다고 합니다. 본인의 가치관이나 업무 방식에 맞는 일들만 맡아 오기 때문에 주변의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모습이 팀장으로서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습니다.

3. 영화 리뷰

미생은 2014년에 방영된 영화로 당시 저는 무역회사의 신입사원이었습니다. 회사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미생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 장그래(jang geu-rae)가 전화벨이 울리면 놀라거나 그가 복사하는 법을 모르는 것, 누가 부르면 긴장부터 하는 등의 에피소드를 보고 동질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영화 상에서 장그래(jang geu-rae)가 그의 상사에게 혼이 날 땐 나도 같이 혼나는 것처럼 속이 상하기도 하고 장그래(jang geu-rae)의 활약으로 영업 3팀에 좋은 일이 생길 땐 같이 기분이 좋아지며 장그래(jang geu-rae)에게 감정이입을 했습니다. 저 같은 신입사원뿐만 아니라 많은 직장인들이 영화 속 등장인물에게 자신을 비춰보았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영화가 방영되던 때 장그래(jang geu-rae)와 미생이라는 단어가 하나의 명사처럼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저희 회사에서도 신입사원 중에 열심히 일하고 의욕이 넘치는 직원을 보면 '그는 장그래(jang geu-rae) 같다는 말을 자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미생의 시청률이 높았던 것에는 그만큼 직장인의 삶을 잘 표현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직장인들은 실수를 해서 상사에게 혼이 났을 때 동료들과 맥주 한잔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에피소드에 공감했을 것입니다. 많은 영화들이 PPL로 인해 논란이 될 때 미생은 사무용품이나 커피, 복사용지 등 회사에서 정말 사용되는 제품들을 PPL로 사용하여 극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전혀 되지 않았다는 평이 있습니다. 가끔 영양제가 등장하긴 했지만 그 정도는 이해할 만큼 PPL 제품 사용을 잘했던 영화 중 하나로 평가됩니다. 또 미생은 로맨스가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그 점 역시 회사원 라이프를 리얼하게 그리는데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한국 영화에는 대부분 로맨스가 등장하는데 사람들은 간혹 '한국 영화에서는 주인공들이 병원에서 연애하고 법정에서 연애한다'라고 말합니다. 만약 '미생'에도 로맨스 스토리가 있다면 '회사에서 신입사원이 연애하는 이야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로맨스보다는 동료 간의 팀워크에 포커스를 맞춰서 주된 내용이 회사 생활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미생'을 다시 보면 나의 신입사원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고 처음보다 많이 능숙해진 장그래(jang geu-rae)의 모습이 괜히 기특해 보이기도 합니다. 영화 결말로 장그래(jang geu-rae)가 대기업에 남지 못하고 나오게 되는 것마저 현실적인 결말입니다.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회사를 차린 결말은 직장인들을 꿈을 대신 보여준 위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4. 해외반응

1) 인기에 상관없이 정말 연기를 잘 하는 배우들이 출연해서 몰입이 잘 되었습니다.

2) 내가 회사에 입사한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입니다.

3) 한국에서 이 영화가 인기가 많았던 이유를 알았습니다. 잘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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